중국의 연령 등급제, 도대체 무엇일까?

텐센트, 넷이즈를 비롯한 중국 대형 게임 개발사가 제안한 연령 등급제의 제안서가 인터넷에 올라와 한동안 이슈가 되었습니다.

by Mintegral 2019-10-10

 

2019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등재 후 한국에도 이 규제를 도입할 것인지를 두고 게임업계를 비롯한 반대 측과 찬성 측이 대립하고 있는 중이죠. 한편, 7월에 중국에서는 대기업들이 게임 이용 연령 등급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미 연령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이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중국 정부의 신규 판호 승인 접수 중단으로 인하여 이미 해외 게임 개발사들은 한차례 중국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체험한 적이 있는데요, 새롭게 도입되는 연령 등급제는 중국을 넘어 한국의 개발사, 퍼블리셔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한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 연령 고지 표시, 출처: JTBC

 

 

 

연령 등급제란?

 

등급 분류는 사전적으로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어떤 대상을 여러가지 부류로 나누는 것을의미합니다. 이런 등급 분류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드라마, 예능 혹은 영화를 시청할 때 나오는 안내문이 이런 등급 분류의 일종이죠. 게임, 영화와 같은 소프트웨어 형태들은 콘텐츠의 내용을 기준으로 이용 가능한 연령으로 등급을 나누게 됩니다.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는 게임의 “내용에 관하여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 규정하였으며, 현재 한국의 게임들은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 위험 등의 정도를 기준으로 전체이용가, 12세이용가, 15세이용가, 청소년이용불가인 4개의 연령 등급으로 표시가 됩니다.

 

다른 나라들도 연령 등급제를 도입하고 있을까요? 범유럽게임정보(Pan European Game Information, PEGI)은 2003년부터 유럽의 PC게임에 연령 등급을 부여했고 이는 법적 강제성을 가지죠. 일본에서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퍼블리셔가 컴퓨터 오락 등급 기구(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 CERO) 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윤리기구(Ethics Organization of Computer Software, EOCS)를 통해 자율적으로 등급제를 운영하고 있죠. 미국도 유사하게 오락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ESRB)의 심의를 따르고 있습니다.

 

 

한국의 게임 연령 등급 분류 및 기준

 

 

 

중국의 연령 등급은 어떻게 결정되고 있는가?

 

텐센트, 넷이즈 같은 중국의 메이저 게임회사들은 네 분류로 나뉜 연령 등급 시스템을 제안하였습니다.

 

이들이 제안한 연령 등급은 콘텐츠, 유형, 시스템, 시간, 결제 방식을 바탕으로 6세/12세/16세/18세 이상 이용 가능한 네 개 카테고리로 구분되는데요, 이 제안은 6세 미만의 아동은 어른 없이 단독으로 게임을 하지 못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연령 등급제는 연구자, 언론인, 게임업계 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게임사들이 마련한 초안을 검토하고 피드백을 받은 후 본격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사들과 퍼블리셔들이 등급제를 어떻게 실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연령 등급제 초안, 사용자 연령을 6세,12세, 16세, 18세로 구분하고 있다.

(출처: 인민일보)

 

 

 

 

지금, 연령 등급제를 도입하는 이유와 추후 영향

 

이번 연령 등급제에서는 등급별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자세히 나눠져 있습니다. 주요 항목은 실명인증, 게임 플레이 시간 제한, 결제, 채팅, 게임 내 광고 등으로 구분됩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청소년 이용자의 게임 플레이 시간과 결제 금액, 채팅 등을 강하게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12세에서 17세는 하루에 2시간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는 게임을 플레이 할 수가 없습니다. 또 게임 내 결제 금액도 청소년은 최대 5만원 까지만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세한 규제 내용은 모두 중국 정부의 청소년 게임 중독 예방에 대한 규제를 의식하여 게임사들이 새로운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율규제 초안은 한국 퍼블리셔들에게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연령 등급제는 기업들에게 승인을 받아야 되는 또 하나의 관문이기에 이로 인하여 출시일을 더욱 지연시켜야 하는 케이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저 연령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하죠. 중국의 기술 인프라는 그 어떤 국가보다 더 효과적으로 개인 통제가 가능하므로 개발사들이 디지털 연령 검증을 도입해야 하는 의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의 구현이 쉽지 않아 개발사들에게는 또 다른 미션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일부 실행되고 있는 웹사이트 실명 인증 (출처: 위챗)

 

 

 

연령 등급제,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중국의 연령 등급제 도입은 중국 게임 시장의 불확실성을 한층 더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아직 제도의 구체적 시행 방안이 분명하지 않은 현재로서는 해외 퍼블리셔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갈지, 아니면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큰 변화가 없을지에 대해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연령 등급제는 긍정적인 변화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더 큽니다. 중국 시장에 이러한 제도가 생긴다면 개발사들은 정부와 협조하는 동시에, 더욱 효과적으로 원하는 연령대 유저들을 겨냥하여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결국 제도가 얼마나 엄격하게 시행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연령 등급제가 비교적 가볍게 실시된다면 추가적인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단점보다 유저와 정부의 신뢰를 얻는다는 장점이 더 클 것입니다.

 

그러나 까다로운 연령 등급제가 등장할 경우 복잡해진 행정 절차가 개발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겠죠. 이는 장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할 것입니다.

 

따라서 해외 기업들은 중국에서 벌어지는 연령 등급제 진행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본 후 이에 따라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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